2010.03.10 09:16
입춘이 지나고, 경칩이 지나고
이제는 꽃다워야 할 연분홍 춘삼월.

몹시도 섬세한 눈 입자가 매일 보는 잿빛 도시를 눈부시게 만들었지만
그래봤자 겨울옷의 끝자락일 뿐.

끊임없이 떨어지는 눈을 창밖으로 바라보다
내 몸속에 봄을 알려야지.
물을 끓이고 녹차를 우린다.

맑은 새싹빛이 난다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세작이든, 우전이든, 아니면 티백이든

꿀떡꿀떡 넘기고 녹차는 입 안과, 이윽고 목구멍을 땃땃하게 덥히고
보는 것만으로도 하얘진 몸속에 그 푸른 빛깔로 채워간다.
한 모금, 두 모금, 잔은 바닥을 보여도 내 안에
그득이 쌓여가는 향.

눈바람 불어도 봄은 이미 들어섰고
잠시간의 꽃샘은
연두색 향기로운 찻물로 잦아든다.



<이미지 출처 - 플리커 williamhartz>


'Be 20회 공인노무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험일기 21  (2) 2010.03.23
수험일기 20  (5) 2010.03.17
눈과 녹차  (4) 2010.03.10
지구당 - 서울대입구 맛집  (9) 2010.03.07
수험일기 19  (0) 2010.03.07
수험일기 18  (1) 2010.03.02
Posted by @topcpla PeachPri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