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7 11:30
신림동에는 고시식당만 있을줄 알았습니다.

심지어는... 고시식당은 가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이런 맛집이 있을줄이야...

그것도... 내가 먹어본 적 없는 음식!!

가까이서 찍어서 좀 크게 나왔지만... 사실 엄청 작은 입구 그리고 실내도 좁습니다.

공간지각능력같은건 딸려서 몇 평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좁습니다. 

ㄷ자형 바 형태로만 좌석이 마련되어있는데 열명도 채 못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 바 가운데에 주방이 있습니다.


사실 이 근처에선 꽤나 유명한 가게입니다. 제가 찾아간 것도, 학원시간 사이에

혼자 밥 먹을 곳이 없어서 제 오팔이로 윙버스를 검색해보니 서울대입구역에는 

이곳이 젤 먼저 나오더군요. 근데 첫날 겨우 겨우 찾았을 때, 줄이 길어서

삼각김밥을 먹었...

외관도 특이합니다. 미닫이문이 있는데 그 앞에는 손글씨로 여러 가지 주의사항과

안내문을 써붙여놨어요.


이곳이 특이한 건 이렇게 좁은 외관보다도

규동과 오야꼬동이 꽤 먹을만하다는 것 보다도

아마도 분위기일거예요.

거의 절대정숙에 가까운... 굉장히 신림동스러운 침묵의 공간입니다.

이윤 추구하는 음식점에서 이런 식의 운영 마인드는 쉽지 않을텐데요.

혼자 오거나 조용히 식사하고픈 손님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별화된 운영전략은 사실,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다른 분들 포스트들을 봐도 그렇고 싫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고

제가 들어갈 때 먹고 나오시던 분들도 '우와, 답답하다' 하면서 나오더군요.

더군다나 세 명이상은 일행으로 같이 들어갈 수 없는 '정책'이...


실내에서는 거의 얘기를 하면 안됩니다.  

혼자 간 저 같은 사람이야 당연히 얘기할 일이 없지만

둘이 같이 간 일행도 굉장히 소곤소곤 혹은 밥에만 열중합니다.

종업원들도 큰 소리를 내면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하는 분위기.

게다가 실내사진을 찍고 싶지만 분위기 상... 또 폰카라 소리가 크게 나기 때문에...


근데, 이런 분위기가... 개인적으로는 무척 맘에 드네요.

맥도날드나 김밥천국 이외에 혼자 밥 먹어도 전혀 전혀 뻘쭘하지 않은 공간이면서

어떻게 생각하면, 자기 자신의 '먹는 행위'에 완벽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오야꼬동을 처음 먹어보기 때문에 이게 다른 곳보다 더 맛있다 뭐다 말하긴 어렵습니다만

닭을 못 먹는 저에게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고, 맛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곳만 왠지 일본같은 느낌... 아 일본은 공항만 찍고 다녀봤습니다만...>

천천히 내가 먹는 행위와 음식에만 집중하니 이 따뜻한 밥과 양념이

뱃속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이백프로 온몸의 에너지가 되는 듯한 느낌에

행. 복. 하.다 라는 느낌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영화가 한 편 있었으니...

바로 일본영화 '카모메 식당' 입니다.

일본음식점이고 또 제목이 식당이라서 떠오른 것 만은 아닙니다.

영화를 볼 때, 아 저렇게 따뜻하고 한가로운 식당에서 조용히 밥을 먹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생각했었는데 

물론 전혀 분위기는 다르지만 영화에서의 느낌을 충분히 받았습니다.


물론 이렇게 넓고 화기애애하고 맑은 북유럽의 정서를 담지는 않습니다. 조리사도 남자구요.

근데, 이 영화에서 느꼈던 따뜻한 느낌이 이 조금은 침침하고, 음울한 동네분위기를 닮은듯한 

분위기에 사실은 평범한 음식 중 하나인 오야꼬동과 사람들의 대화소리도 들을 수 없지만

통하고 있습니다. 두 가게는.



* 정보 *

1. 위치 

관악구청 삼거리 앞에 있습니다. 서울대입구역 2번출구에서 쭉 올라오다가 

관악구청이 보이면 왼쪽으로 틀면 있는데 정말 작은 입구라

전 처음 찾을 때는 좀 헤맸습니다.


2. 영업시간과 메뉴

요즘은 일요일, 월요일엔 휴일이구요.

수요일과 금요일엔 오야꼬동을,

월, 화, 목, 토요일에는 규동을 팝니다.

사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규동때문인데 규동은 아직 못먹어봤네요.

오야꼬동은 5000원, 규동은 3500원이고

생맥주와 병맥주는 각각 1500원 5000원정도 하는 걸로 기억하는데

일인당 1잔(혹은 한 병)이상 팔지 않습니다.

2-1 오야꼬동

요건 일본에서 파는인스턴트인거 같은데요.

모양은 대충 이런 식이지만 이것보다 더 따듯하고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아, 참고로 오야꼬동의 한자에 친자라는... 즉, 부모자식이라는 의미의 한자단어가 있지요.

이 조금은 무시무시한 단어조합은 음식재료때문입니다.

즉, 닭고기와 계란을 덮밥으로 먹는 음식인데 닭은 어미고 계란은 새끼니만큼...

그래도 그렇지 이런 무시무시한 단어를 사용하다니.. 참 일본어의 세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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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관악구 낙성대동 | 지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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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opcpla PeachPri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