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11. 20:56

[대한민국 보고보고] 백두대간 주막을 찾아서

일본 여행의 상징은 '료칸'이다. 천년의 역사를 가진 료칸은 서구화와 편리성을 추구하는 오늘날에도 일본인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다.


일본 여행의 상징은 '료칸'이다. 천년의 역사를 가진 료칸은 서구화와 편리성을 추구하는 오늘날에도 일본인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다. 그렇다면 한국의 여행문화를 상징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주막이 정답이다. 그러나 시대에 맞게 진화된 료칸과 달리 한국의 주막은 이제 명맥이 끊겼다. 그 아쉬움 때문일까. 백두대간 죽령에 자리한 주막을 찾아 나선 발걸음이 가볍다.

글·사진 김산환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를 잇는 죽령은 역사가 전하는 백두대간을 넘는 첫 고개 가운데 하나다. 이 고개는 서기 158년에 처음 열렸다. 그 후 삼국시대를 거치면서 군사적 요충지로 각광을 받는다. 조선시대에는 문경새재, 추풍령과 함께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3대 관문의 하나였다. 

죽령이 영남과 한양을 잇는 중요한 길목이 되자 선비나 관리, 장사치들로 북적거렸다. 또 그 길손들이 목을 축이고 허기를 달래던 주막이나 객점, 마방, 떡집, 집신가게 같은 것들도 넘쳐났다. 풍기에서 죽령을 오르는 길에만도 네곳의 주막이 있었다고 하니 그 흥청거리던 모습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이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죽령은 1941년 중앙선 철도가 놓이면서 홀로 지고 있던 짐을 내려놓는다. 2001년에는 중앙고속도로가 이 구간을 터널로 지나면서 고개는 점점 잊혀졌다.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죽령이 최근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희방사역에서 죽령 정상에 이르는 죽령 옛길을 복원하면서 다시 길손이 붐비기 시작한 것이다.



 

주막에서 피로를 풀다

죽령 옛길은 희방사역에서 시작한다. 철길 곁으로 난 농로를 따라 가면 죽령 옛길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를 지나면 군데군데 장승이 서 있다. 길은 사과과수원 복판을 가로질러 나 있다. 가을에는 탐스런 사과가 주렁주렁 열려 길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사과과수원을 빠져나오면 비로소 옛길다운 길이 나타난다. 낙엽송 숲을 지나면 이제는 칡넝쿨 차지가 된 느티정 주막터다. 주막터를 지나면서 다리쉼을 하라고 설치해 놓은 벤치가 눈에 띈다. 죽령에 얽힌 전설이나 소백산의 생태계를 알리는 친절한 안내판도 심심할만하면 나타난다.  부드럽게 이어지던 오솔길은 다시 낙엽송 숲으로 들면서 가팔라진다. 호흡이 가쁘게 느껴질 무렵이면 주막거리에 닿는다. 이곳은 마지막 주막이 있던 자리다. 주막터에는 지금도 돌담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축대도 원형 그대로다. 돌담과 축대의 규모로 보면 주막거리가 제법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가며 객고를 풀었던 길손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주막거리를 지나면 길은 조금 더 가팔라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다. 계단을 내처 오르면 갑자기 시야가 툭 터진다. 어디선가 흘러간 노랫가락도 들린다. 죽령 고개에 닿은 것이다. 중앙고속도로 개통 이후 차량 통행이 뜸한 도로 건너에 주막이 있다. 초가로 이엉을 얹은 이 주막은 ‘진짜 주막’이다. 그 주막과 마주하는 순간 갑자기 시장기가 몰려온다.

따끈한 국밥 사발에 파전과 동동주를 곁들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마음만 그런 게 아니다. 힘들게 옛길을 걸어 고개에 닿은 이들은 그렇게 피로를 풀고 나서야 하산을 한다. 

고개에서 되돌아와 옛길의 계단을 내려서면 어둑어둑한 숲이다. 오솔길은 급하게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 과거로 이끈다. 노랫가락이 아득해지면서 다시 옛길이 환해진다. 



 

Tips   

● 기차여행이 편리하다. 중앙선 기차를 이용, 희방사역에 내린다. 옛길을 걸어 죽령에 오른 후 버스를 타고 단양역으로 향한다. 단양역에서 중앙선 기차를 이용한다. 죽령~단양역~단양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1일 4회 운행된다.


● 자가운전으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풍기IC로 나와 5번 국도 단양 방면으로 향한다. 희방사역 이정표가 나오면 좌회전, 200m 가면 희방사 주차장이 있다.


● 죽령 옛길은 2.5km. 초등학교 저학년도 걸을 수 있을 만큼 수월하다. 대부분 자녀와 동반한 가족여행객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상까지는 어른 걸음으로 40분 내외다. 죽령 정상에 죽령주막(054-638-6151)을 비롯해 휴게소가 있다.  


● 풍기읍에는 인삼을 이용한 식당이 많다. 풍기읍에 있는 ‘풍기인삼갈비’(054-635-2382)는 인삼과 갈비의 궁합을 추구하는 집으로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다. 희방사 입구에 있는 소백산풍기온천(054-639-6911)은 지하 800m에서 끌어올리는 알칼리성 유황온천수로 비누를 사용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물이 부드럽다.

● 소백산국립공원 054-638-6196





 

Posted by @topcpla PeachPri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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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larisonic 2013.07.24 1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남자 부르면서 울거면 나한테 이쁘지나 말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