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5 13:53
20살이 넘어 나이를 먹어갈수록, 
그리고 군대를 다녀와서는 
또 25살이 넘고나서는
평범한 가정에서 일반적인 대학생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에게는 여러 비교가 뒤따르고 
그에 따르는 일종의 열등감과 미안함,
그리고 일종의 후회와 새로이 불타오르는 투지가 뒤따른다.

개인적으로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 들어가는 친구들이 부러운점은 단 하나, 독립하는 것 때문.
내가 시험에 붙든 혹은 떨어져서 취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든 나 자신은 기업 이름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과 비교당하거나 하더라도 별로 기분나쁠건 없다. 그냥 지금 내 자신이 경제적으로 무기력한 걸 제외하곤.
슬픈건 나와 비슷한 종류의 직역을 준비하는 동갑내기들이 나보다 훨씬 앞서가는 느낌을 받을 때.

이 나라에서 평범한 과정을 밟고서 사회에 자리 잡으려면 미국처럼 또는 유럽처럼 20살만 되면 바로 독립해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사실 미국이나 유럽도 엘리트류의 사회에서는 바로 독립하지도 않고.
나 자신도 알고 있고 부모님도 알고 계시고 또 내 마음도 이미 그런 식으로 커스텀화 되었지만
그럼에도 역시 성인이 되서 누군가에 의존하는건 타인의 눈을 떠나서 내 개인적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비교에 상처받는 것일테다.

아버지끼리 어머니끼리 친구인 집에 나와도 동갑인 친구가 있다. 
어릴땐 자주 보던 편이었으나 어느정도 크고선 한번도 본적은 없다.
어릴땐 내가 모든 면에서 월등했고, 내가 현역때 붙었으나 안간 J대 법대를 그 친구는 재수해서 들어가게 되었다.
점수상으로 상당히 차이나는 두 학교에 들어갔고 그때까지도 내가 좀 더 '똘똘'해 보이는 상태였다.

그러다가 나는 뭔가에 이끌리듯 지금 일종의 고시를 준비하는 중이고
이 시험을 준비한 원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경영과목보다 법과목이 훨씬 재밌고 공부하기도 쉽고
그래서 법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그러다가 사시준비를 하면 법공부는 미친듯이 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이리 저리 알아봤더니
합격은 둘째치더라도 일단 법학학점을 취득해야 응시자격이 주어진단다.
지금의 나는 새로이 독학사나 학점은행을 할 여력도 능력도 재력도 없다.

노무사 합격후 하면 된다는 생각을 품었고 안되면 로스쿨이나 아니면 경영대학원을 가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학교를 졸업하고 모교 로스쿨에 장학생이 되었단다. 물론 학비 면제겠지.
아버지는 지나가는 듯한 말투로 얘기하면서 로스쿨이 어떠냐 등의 질문 식으로 나에게 이야기하셨고
그 친구의 아버지(아버지의 친구분)는 친구들에게 문자를 돌리셨단다.

사실 로스쿨 합격률을 75%로 정했으니 입학하고서 열심히만 하면 변호사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아버지는 원래 누구랑 나를 직접 비교해서 상처주는 성격도 아니고 나를 배려해 에둘러 이야기하셨고
나는 그 자리에서 로스쿨 제도의 안좋은 점을 이야기하고 사실 로스쿨이 SKY대, 조금 더 넓게 봐서
S대나 H대까지는 들아가야 제대로 변호사일 할거라고 이야기했고 J대는 난 붙었었는데도 안갔는데 라는 말로 적당히 둘러댔다.

틀린말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말하면서도 말하고나서도 내가 어찌나 찌질하고 불쌍하고 또 못났는지 절실히 통감했다.

차라리 직접 비교를 하며 넌 뭐하고 있냐고 그러셨다면 
기가 푹 죽거나 혹은 대들었을테고 
그럼 분을 삭혀야 했을텐데...
혹은 그 친구가 단순히(사실 단순하진 않지만) 대기업을 들어갔다면 그냥 대단하네 하고 말았을 텐데
그는 어쨌든 법조직역의 정점인 변호사자격을 취득하기에 매우 용이한 자리에 들어서고야 말았으니...

내가 너무 못났다는 것에 부모님께도 미안하고 나 자신에게도 미안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후회가 들려고 했다. 
내가 재수까지 해서 더 좋은 학교에 들어갔지만 그건 결국 허상이었나? 하는 자괴감.
난 왜 법을 싫어했을까, 나는 왜 내신이 좋은 편이었던걸까,
거기서부터 시작해 난 왜 재수했을까 등등

그러다 다행히 그런 생각에 빠지지 않고 회복했다. 
갑자기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폭풍같은 투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롭게 공부할 의욕이 솟았다.
인간의 마음이란 참 제멋대로이기도 하지.
 
다시 대범해지기로 했다.
1, 2년 남들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 
어차피 부모님께 의존해온 삶, 1, 2년 더 연장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을테다.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못난게 아니라 나쁜머리만큼 시행착오를 겪느라 좀 돌다보니 현재 상황에 이른 것 뿐.
어쨌든 난 성공할거고 다른 사람을 책임질 수 있을만큼 훌륭한 사람이 될거다.

어차피 진짜 비교 대상자, 나의 경쟁자는 어차피 나 뿐이다. 
누구도 나와 같은 환경, 같은 생각,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꿈은 꾸는 자의 것이 아니라 좆는 자의 것이라 했던가.
나는 좆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움켜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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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나니 뒤죽박죽 병맛. 주제는 나는 할 수 있다?인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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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opcpla PeachPrince